✅ 기후 변화가 위협하는 맥주의 맛
청량감 가득한 탄산과 홉의 향이 어우러진 시원한 맥주는 우리의 오감을 자극한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음료인 맥주도 기후 변화로 인해 그 맛과 특성이 변하고 있다.
갈증을 해소하고 감칠맛을 선사하는 갓 따른 맥주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음료는 흔치 않다. 체코 과학 아카데미 글로벌 변화 연구소의 연구원 미렉 트란카는 "맥주는 쌉쌀하면서도 달콤한 특유의 조화로 한 모금을 더 마시고 싶게 만드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한다.
맥주의 고유한 맛은 홉, 효모, 그리고 맥아 보리 등 세 가지 재료의 화학적 조화로 탄생한다. 그러나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이 재료들, 특히 보리와 홉의 생산이 위기에 처했다. 트란카는 맥주 양조에 필수적인 '귀족 홉'의 재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트란카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유럽의 주요 홉 재배 지역에서 노블 홉 생산량이 20% 감소했다. 이 홉에 포함된 주요 화합물인 알파산은 맥주의 쓴맛을 결정짓는 성분이다. 하지만 2050년이 되면 알파산 수치가 31%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고대부터 이어진 맥주의 문화사
그렇다면 맥주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우리가 맥주의 풍미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맥주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료이자, 판매량 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류다. 인류가 농업을 시작한 이래로 맥주는 문명과 함께 발전해 온 문화의 일부였다.
맥주와 비슷한 곡물 발효 음료에 대한 기록은 기원전 5700년 중국 신석기 시대 유적지인 지아후나 서기 2~8세기에 태동했던 모체 문화 같은 히스패닉 이전의 안데스 문명에서도 광범위하게 발견된다. 또 근동 지역의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설형문자 및 인장에서 맥주를 마시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어 고대 전 세계적으로 맥주 제조가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 홉의 진화 : 방부제에서 풍미의 핵심으로
농경 초기, 사람들은 옥수수, 쌀, 곡물을 발효하면 사람을 취하게 할 수 있는 특별한 음료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당시 술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고대 사회에서도 사교 활동을 위한 윤활제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홉은 처음에는 맛보다 방부제로서 첨가되었다. 오리건 주립대학에서 발효 과학을 연구하는 토마스 쉘해머 교수는 "중세 시대에 사람들은 홉이 맥주의 항균 작용을 통해 변질을 방지하고 유통기한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이어서 그는 산업혁명 이전에는 홉을 불에 건조시키는 방식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맥주가 약간 볶은 향을 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산업혁명과 스테인리스 스틸 통, 가마가 도입된 후에는 홉이 들어간 밝은 색깔의 라거 스타일 맥주가 대량 생산되기 시작했다.
홉은 이후 맥주의 맛 균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맥아의 특성상 단맛이 강하기 때문에 홉의 쌉싸름한 풍미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낸 것이다. 쉘해머는 "홉의 독특하고 은은한 풍미는 단순히 부재료로서의 역할을 넘어서, 이제 맥주 양조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고 강조한다.
'정보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부러 질병에 감염되는 사람들이 있다고?? (1) | 2025.06.18 |
---|---|
일부일처제가 인류에게 효율적인 번식전략일까?? (2) | 2025.06.17 |
두뇌 나이를 되돌리는 일상운동 (0) | 2025.06.16 |
달에 데이터센터 설치 계획을 실현할 수 있을까?? (2) | 2025.06.09 |
바다 색이 점점 어두워진다?? (1) | 2025.0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