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루마니아 출신의 알리나는 폴리아모리(다자연애, 관계 당사자 모두의 동의와 이해를 바탕으로 사랑의 대상을 제한하지 않는 방식)에 대해 깊이 탐구하며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최근 자신을 다자연애주의자라고 밝힌 한 사람을 만났다는 알리나는 “그가 그런 방식으로 항상 살아왔다고 말했다”며,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왜 우리 사회는 일부일처제라는 구조를 선택하게 되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인간 진화의 과정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사람과 유사한 영장류와 그들의 번식 전략을 살펴보는 것이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의 진화생물학자인 키트 오피 박사는 고릴라 사회를 예로 들며 “고릴라는 일부다처제를 기반으로 한 사회를 이루고 있다. 즉, 한 수컷이 여러 암컷과 짝짓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 일부일처제는 최선의 선택인가?
오피 박사는 인간이 일부일처제로 변화하게 된 이유가 “그 방식이 더 우월해서가 아니라 가장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선택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뇌 크기가 크고 발달이 더딘 인간 아기를 돌보는 일은 어머니 혼자만의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렵고, 부모 양측의 헌신적인 노력이 반드시 요구되는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초기 인류에서 일부일처제로 진화했다는 다양한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현실에서는 일부일처제를 선택한 사람들조차 한 파트너에게 계속 충실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히 발견된다.
오피 박사는 “평생 단 한 배우자에게만 충실하며 살아가는 종들도 존재하지만, 이는 매우 드문 사례다”라고 강조했다.
✅ 사랑과 유대의 화학작용
사랑에 빠지거나 특정한 파트너에게 충실하려 할 때 인간의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미국 에모리 대학에서 신경과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사라 블루멘탈은 인간처럼 장기적이고 배타적인 일부일처제를 유지한다고 알려진 프레리들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프레리들쥐는 일반적으로 일부일처제가 아닌 다른 설치류들과 달리, 뇌의 보상 중추에 옥시토신 수용체 밀도가 높게 분포되어 있다.
이른바 ‘포옹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은 신체 접촉이나 유대감 형성 순간에 분비되는 신경화학 물질로, 이러한 유대감 형성이 일부일처제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블루멘탈은 “프레리들쥐의 옥시토신 신호를 인위적으로 차단하면 짝과의 강한 유대가 깨지며 함께 보내는 시간도 눈에 띄게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 일처다부제와 관계 다양성
비록 일부일처제의 진화론적 근거가 존재하더라도 인간 사회 내 관계 형태는 항상 다양한 양상을 보여 왔다.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 대학의 인류학자인 캐티 스타크웨더 박사는 네팔, 티베트부터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일부 지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약 50개에 달하는 일처다부제 사회를 기록했다. 이들 사회에서는 한 여성에게 여러 명의 남편이 존재한다.
비교적 통계적으로 적은 사례로 분류되지만, 스타크웨더 박사는 일처다부제 사회를 특이하거나 변칙적인 사례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인간 관계 구조의 다채로움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보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뇌 나이를 되돌리는 일상운동 (0) | 2025.06.16 |
---|---|
달에 데이터센터 설치 계획을 실현할 수 있을까?? (2) | 2025.06.09 |
바다 색이 점점 어두워진다?? (1) | 2025.06.08 |
영국의 장희빈 앤 볼린의 생애 (2) | 2025.06.07 |
미국 상원의원들이 그 어느 때보다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과연 캘리포니아가 바바라 리를 통해 이러한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1) | 2023.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