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가락 끝에 주름이 생기는 이유
따뜻한 물(40℃가 최적 온도) 안에서 손가락 끝에 주름이 생기기까지 약 3.5분이 걸린다. 반면 20℃의 물에서는 최대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게다가 대부분의 연구에 따르면, 주름이 최대치에 도달하려면 약 30분 정도 물속에 있어야 한다고 보고되었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발견 중 하나는 따뜻한 식초에 손을 담갔을 때 주름이 약 4분 만에 사라졌다는 최근 연구 결과다.
예전에는 손가락 끝 주름이 물의 침투로 인해 세포가 팽창하며 생기는 단순한 물리적 현상으로 여겨졌다. 구체적으로는, 삼투압 작용으로 인해 물 분자가 세포막을 통해 이동하면서 생긴 결과라고 이해되었다. 그러나 1935년, 이 현상을 단순히 세포학적으로만 설명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실마리가 발견되었다.
팔에서 손으로 연결된 신경 중 하나인 정중신경이 절단된 환자들의 손가락에는 물속에서도 주름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정중신경은 신체 내 교감신경 활동, 즉 땀 배출이나 혈관 수축 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발견은 손가락 끝 주름 형성이 신경계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시사했다.
✅ 손가락은 물속에서 주름지는 방향으로 왜 진화했을까?
데이비스는 아이가 "왜 목욕 후 손가락에 주름이 생기나요?"라는 질문을 한 것을 계기로 이 현상의 진화적 의미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2020년 그는 런던 과학 박물관 방문객 5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여, 플라스틱 물체를 잡을 때 필요한 힘을 측정했다. 실험 결과, 손이 마르고 주름 없는 상태에서는 덜 힘들게 물체를 잡았지만 손을 몇 분 동안 물속에 담가 주름이 생긴 후에는 변화가 나타났다.
데이비스는 "흥미로운 결과였습니다. 손가락 끝 주름 덕분에 물체와 손 사이의 마찰력이 증가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손가락이 이 마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를 활용해 물체를 효과적으로 잡기 위해 필요한 힘을 줄일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이 잡은 물체의 무게는 동전 몇 개 정도였기에 큰 힘이 요구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습한 환경에서 더 무거운 작업을 수행할 때는 이러한 특성이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주름의 의미를 탐구하다
주름 형성과 관련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예를 들어, 여성의 손가락은 남성보다 주름이 생기는데 더 긴 시간이 걸리며, 주름진 피부가 원래 상태로 돌아오려면 왜 최소 10~20분이 걸리는 걸까? 젖은 물건을 잡을 때 유리하지만, 마른 물건에도 꽤 적합한 조건이라면 왜 주름은 영구적으로 유지되지 않을까?
그 답 중 하나는 감각 변화 가능성일 수 있다. 손끝에는 수많은 신경이 밀집해 있다. 따라서 피부 표면에 변화가 생기면 접촉 시 느끼는 감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한 연구에서는 이런 변화가 촉각으로 사물을 구별하는 능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데이비스는 "물에 젖어 주름진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만질 때 불편함을 크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는 피부 내 수용체 균형의 변화 때문일 수도 있고, 단순히 심리적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들을 조사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입니다. 또, 젖은 물건 잡기 외에도 주름진 손가락으로 가능할 다른 기능이나 용도를 찾아볼 수도 있겠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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